[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코로나19 터널에서 조금씩 나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는 코로나 확진자가 적게 나왔던만큼 면세(TR)와 호텔사업 부문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 다만 중국 보따리상 수수료율이 30%까지 치솟는 등 면세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25일 서울 중구 명동 한 면세점 앞에서 외국인들이 줄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다이궁(代工)’으로 불리는 중국인 구매 대행 보따리상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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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는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성장한 9534억원, 영업이익은 46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1분기 대비해서도 각각 31.1%와 74.6% 증가한 수치다.
작년 창립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던 호텔신라가 올해는 2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2분기 흑자 운영은 코로나19 상황 호전이 아닌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라는 분석이다.
면세사업부는 전년 대비 93% 증가한 846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 시내점 매출이 전년 대비 96% 증가했고, 공항점 매출은 6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7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이점으로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알선료)가 2320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호텔신라 전체매출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내 면세점은 보따리상을 모객한 중국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작년 1분기 4.3%에 불과하던 이 알선료율이 2분기 30%까지 치솟았다. 면세점 간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수수료가 걷잡을 수 없을만큼 올라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좀더 비용이 낮은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업체간에 경쟁을 하다보니 수수료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내국인 여행도 줄고, 외국인 관광객도 사실상 전무해 보따리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사진=호텔신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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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부문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1069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적자폭도 전년 대비 150억원 가량 축소한 7억원으로 줄였다.
호텔 투숙률은 서울신라호텔이 전분기 32%에서 43%로 11%포인트(p) 상승했고, 제주신라호텔은 61%에서 77%로 증가, 신라스테이는 62%에서 71%로 증가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중국 하이요우면세점과 협약을 맺는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호텔사업은 거리두기 단계에 맞춘 운영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