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시에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영란은행과 ECB는 최근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글로벌 악재들을 의식한 듯 강력한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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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두 총재의 발언에 전날 8% 이상까지 치솟았던 포르투갈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7.41%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날 5.2% 폭락했던 대표지수인 PSI20지수도 하루만에 3.6% 급반등하고 있다. 최근 불안한 급등세를 보였던 영국 10년만기 국채금리도 7bp(0.07%포인트) 낮은 2.33%로 안정되고 있다.
독립기념일로 뉴욕증시가 휴장인 가운데서도 FTSE 글로벌주가지수가 0.4% 상승하고 있고, 특히 유럽에서는 FTSE 유로퍼스트300지수가 2% 이상 올랐고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 지수가 2~3%씩 치솟고 있다.
반대로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화대비 하루만에 0.9% 하락하며 1.2893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파운드화도 하루새 1.2% 하락하며 1.50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통화정책 성명서를 통해 “최근 시장금리의 뚜렷한 상승 움직임은 이 전망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 국내 경제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이는 향후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며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이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향후 통화정책 전망을 구체적인 경제 수치에 연동해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보다 더 노골적이었다.
그는 “ECB 통화정책 스탠스는 필요할 때까지 부양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금리는 현 수준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근시일 내에 기준금리는 상승보다는 하락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포함해 모든 금리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ECB의 출구전략은 아주 먼 미래의 얘기”라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드라기 총재는 영란은행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전통적인 부양조치에 대해서도 “ECB는 이미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위기 대책”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통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현재 자문역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커스 애쉬워스 에스피리토 산토 인베스트먼트뱅크 채권담당 헤드는 “드라기 총재는 아주 성공적으로 시장 불안을 컨트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는 확실히 아주 탁월한 중앙은행 총재”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