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주목하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자제를 강력 촉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극우 연정을 중심으로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응에 나서더라도 전면전은 피하는 방향으로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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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 내각 비상회의를 개최하고 이란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을 논의했다. 내각은 보복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보복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해선 구성원들 간 의견 차이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면전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즉각 대응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데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99% 방어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 △미국이 대이란 공격에 반대한다는 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제사회의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퇴진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 △양국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후 처음으로 직접 충돌했다는 점 △이번 대응 여부가 향후 이란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부담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을 더 광범위한 전쟁에 휘말리도록 할 것인지, 피해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번 공격을 받아들이고 역내 안정을 위해 미국 등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인 라즈 짐트는 “미국의 입장과 가자지구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해 대응 수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시마 샤인은 “이스라엘은 미국 동의 없인 보복을 주저할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의 개입을 우려한 이란 역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추가 확전은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대응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란의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타미르 헤이만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은 엑스(X·전 트위터)를 통해 “광범위한 사상자와 피해를 막는 데 성공하면서 이스라엘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명확성을 만들어선 안 된다. 상대방(이란)이 불확실성 속에서 고통받도록 두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