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본 거처럼 행동하지 마” 초등 3학년에 막말한 담임

인사하는 학생에도 "머리 아프게 하지 마라"
질문하러 오는 학생에는 "나오지마" 소리 질러
"선생님 생각 막지 않기" 반성문 쓰게해
"엄마한테 다 말하면 어떡하냐" 피해자 울려
  • 등록 2024-01-19 오후 7:37:35

    수정 2024-01-19 오후 7:37:3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저학년 초등학생들에게 이유 없이 꾸짖는 듯한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교실 자료 사진 (사진=뉴스1)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44?여)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였던 A씨는 지난 2022년 3∼6월 학생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말해주지 않고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며 아동들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해 4월 중순 교실에서 교탁 부근에 피해 아동 5명을 세워놓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말해주지 않은 상태로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 “나중에 커서 이상한 사람이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수업시간이 돼 다른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온 상황에서도 피해 아동들을 교실 뒤로 가서 서 있도록 한 다음 복도로 불러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는 발언을 약 1시간가량 반복적으로 하는 등 피해아동들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

또 A씨는 다른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아동에게 “야동 봤던 애처럼 행동하지 말라”, “정신병자 같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9차례에 걸쳐 피해아동들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학생에게도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수업 중 질문을 하기 위해 교탁으로 다가오는 학생에게는 “나오지 마”라고 소리 지른 뒤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않기, 선생님 말할 때 토 달지 않기, 선생님 생각을 막지 않기’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써오도록 했다.

학생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엄마한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매일매일 막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냐”고 화를 내 피해 아동을 울리기도 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교육적 목적 내지 생활안전지도를 위해 아동들과 상담을 한 것”이라며 “강압적 수단 없이 말로 훈계했을 뿐이므로 아동들이 불쾌할 수는 있으나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에게 범죄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행위는 아동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는 행위로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아동들을 보호하고 가르쳐야 할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여전히 피해아동들의 행위만을 탓하며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인 것처럼 일관하고 있다”며 “다만 초범인 점, 일부 훈육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학대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