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연금 해지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 속도에 비해 월 지급액이 낮다고 판단한 가입자들이 가입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주택 시장 여건 변화와 주택연금 영향’에 따르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2018년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2019년에도 2287건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7% 급증한 3826건의 해지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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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울 집값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당 1291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7%(230만원) 올랐다. 작년 3월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전용면적 84.96㎡는 6억 42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2월에는 8억 2000만원(2층)에 매매돼 1년여 만에 1억 7800만원 올랐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종식지급방식 정액형의 주택연금의 경우 70세 가입자가 주택가격 3억원 기준으로 가입할 경우 월지급액은 약 92만원을 받는다. 주택가격이 5억원으로 뛴다면 월지급액은 154만원, 7억원이 되면 215만원을 지급받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최근 2~3년간 주택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재가입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며 “다만 이 경우 매몰비용으로 들어가는 월지급 반환액과 초기 보증료를 합한 금액이 향후 월 지급액보다 낮은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주택연금의 경우 집값 상승분에 대한 것은 향후 상속될 수 있어 당장 월지급액을 높이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다면, 재가입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