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신기후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 관련 아젠다를 선점해 신(新)기후체제를 이끌려는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펼쳐졌다.
현장을 찾은 150개국 정상들은 지난 30일 개막식 특별 정상회담을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면, 1일엔 국가별 기후변화 기술 전시관으로 장소를 옮겨 홍보전(戰)을 벌였다.
개최국인 프랑스는 가장 넓은 홍보관을 확보해 기후변화로 우리가 잃는 것들과 이를 늦추기 위한 자국의 기술개발 현황 등을 알렸다. 아울러 파리 도심 관광지를 소개하는 책자를 한쪽에 비치해 기후변화총회와 관광을 연계한 1석2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독일은 홍보관 곳곳에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지나는 이들에게 지구 온도 2도씨 감축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독일의 온실가스 저감기술 소개도 병행하며 미래 환경기술 시장 확보에 열을 올렸다.
|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총회장 전경(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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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홍보관에서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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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홍보관에서 한 관계자가 지구모형에 나타난 지구온난화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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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프만 연안 산유국들이 홍보관에서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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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는 물과 전기로 유엔세계기후변화 총회를 나타내는 기술을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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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황금색의 화려한 전통복을 통해 현장을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전통옷을 입은 이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면 이들은 내부 홍보관으로 자리를 안내했다. 그리고 이들은 숲 파괴로 터전을 잃은 동물들의 모습 소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미국은 지구를 축소한 조형물을 통해 지구온난화 위기감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인도, 모로코, 걸프만 연안 산유국인 GCC(걸프협력회의) 등도 별도의 홍보관을 마련하고 자국의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을 알렸다.
| 한국 홍보관을 찾은 이들이 한복 전시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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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한국 홍보관에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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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관을 찾은 관계자가 한국의 온실가스 저감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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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한복과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복이 입혀진 조형물을 홍보관 입구에 배치해 누구나 한복을 입은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내부는 한국의 환경기술 경쟁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꾸며 신기후변화체제에서 한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알렸다.
잠비아 국토부 관료 하틀리 왈리미피씨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친환경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연신 “흥미롭다(interesting)”는 말을 내뱉었다. 하틀리씨는 “석탄화력발전소 폐기물인 석탄재에 이산화탄소를 섞어 시멘트를 만드는 이 기술은 경제성장이 필요한 잠비아에서 개발과 환경보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며 “생산단가만 맞으면 잠비아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라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신기후변화체제에서 명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각국의 홍보전이 해가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밀리지 않도록 기술개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