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아시아예선에서 몰디브와 어이없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뒤 네티즌들은 ‘chosun.com’의 기사 댓글에서 이처럼 비아냥 섞인 분노를 쏟아냈다. 축구협회의 게시판도 팬들의 울분으로 성토장이 됐다. 팬들은 한마디로 ‘한국이 자만의 대가를 치른 것’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본 듯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중 정당한 판정에도 어김없이 항의했고 동료들끼리도 인상을 찌푸렸다. 심판을 훈계하는 동작을 취하는 선수가 있었을 만큼 상대를 얕보는 태도였다. 반면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몰디브의 ‘밀집수비’를 뚫을 방법은 전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팬들은 “남 탓을 하기 이전에 몰디브전 결과만큼은 선수들의 책임”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경기 후 마누엘 고메스 몰디브 감독은 “베트남이든 몰디브든 쉬운 상대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고언했지만 이 얘기는 선수들이 먼저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선수단 분위기가 이처럼 해이해진 데는 지휘자인 코엘류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 코엘류 감독은 그간 신인 발굴 측면에서 거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몰디브와의 경기에서도 월드컵 멤버를 9명이나 소집했다. 1년여간 내부 경쟁을 겪지 못한 팀이 긴장감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 이것이 치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AFC(아시아축구연맹)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만우절 전야의 충격! 가장 놀라운 경기결과는?’이라는 설문조사에서 몰디브전 무승부는 1일 현재 70% 이상의 지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본 뒤 비판하는 것처럼 손쉽고 경박한 일도 드물지만 몰디브전은 팬들을 격분시키기에 충분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