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황상무로 ‘당정 갈등’ 2라운드 조짐…한동훈은 ‘신중 모드’

전날 비판한 한동훈, 오늘은 침묵…갈등 확산 방지 풀이
이종섭·황상무 감싼 대통령실…"마냥 대기·언론사 압력 없어"
선거 위기에 당내 비판 이어져…김은혜·이용 등 친윤도 가세
  • 등록 2024-03-18 오후 3:19:22

    수정 2024-03-18 오후 3:19:22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이종섭 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 논란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관련 발언이 당정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출근길 질의응답 피한 한동훈…대통령실은 ‘정면 반박’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의 출근길에서 “선대위 회의를 앞두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주객이 전도될 것 같아서 (회의장으로) 올라가 말씀드리겠다”며 출근길 질의응답을 생략했다.

전날 이종섭 대사와 황상무 수석의 거취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날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은 17일 이 대사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즉각 소환 통보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했고, 황 수석을 향해선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한 위원장이 당정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언급 자제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위원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장관과 관련해서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황 수석 ‘회칼 발언’과 관련해서는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침묵 속 당내 인사들 “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

하지만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관련해 당 내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장관의 행보나 황 수석 발언에 대해 국민들의 반감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조치를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전 장관은 빨리 귀국해 수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며 “황 수석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윤’ 인사들 사이에서도 해당 논란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성남분당을에 공천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장관은 즉시 귀국해 공수처 조사에 임하시길 바란다”며 “황 수석은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윤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전 장관을 즉각 귀국시켜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고 황 수석에 대해선 “이슈가 계속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모두발언에서 이종섭·황상무 논란 언급 대신 물가 안정 등 현안에 집중했다. 한 위원장은 “물가 고통이 계속되며 시장 현장 방문 때마다 대단히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주 국민의힘은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1500억원 긴급 투입 방안을 약속했고 시행하고 있다. 곧 물가 안정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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