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비만이 커서 키로 갈까? ... 살 뺴야 성장에 도움

  • 등록 2023-11-30 오후 2:17:18

    수정 2023-11-30 오후 2:17:1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흔히 ‘살찌면 키로 간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소아비만과 성장의 상관성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함소아한의원 양은성 원장은 “‘어릴 때 살찌면 키로 간다’라는 말은 잘 먹으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과장 해석한 것이다.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채소 등을 고루 섭취해야 하며 탄수화물, 당분의 편중으로 늘어난 체중은 키로 가지 않는다.” 고 말한다. 이어 “아이들에 따라 체중이 먼저 늘고 키가 나중에 크는 계단식 성장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또한 비만이 성장으로 연결되는 의미는 아니다.” 고 설명한다. 소아비만이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소아비만의 치료 및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 소아비만은 성장에 방해원인, 살을 빼야 키 성장에도 유리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량 부족으로 인해 소아비만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아비만은 비만을 나타내는 지수인 체질량지수(BMI)로 본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체중/키x키)수치로 소아의 연령과 성별에 속한 데이터 중 백분위로 몇 번째에 위치하는가에 따라서 비만도를 평가한다. 백분위수가 85-94.9이면 과체중, 95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증,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여러 연구에서 소아비만은 키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비만하면 성장호르몬 자체가 지방대사에 소모되면서 성장호르몬이 부족해진다. 또 체내 지방 대사량이 많아지면서 유리 지방산 농도가 높아지면 몸속의 인슐린양 성장인자(IGF-1)의 농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이 IGF-1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게 된다. 즉, 오히려 ‘살을 빼야 키가 크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성장호르몬은 밤에 가장 많은 분비되는데 이는 수면의 시작과 관련이 깊다. 약간의 저혈당 시에 분비가 잘 되기 때문에 자기 2시간 전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비만은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 많으면 성호르몬을 자극하여 성조숙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체지방이 많은 아이들은 사춘기 진행도 빠른 사례가 많다.

◇ 부모가 비만이면 비만가능성 높아

소아비만은 소모되는 것보다 많은 양의 칼로리 섭취가 주원인이다. 요즘의 식생활은 예전과 달리 고지방, 고칼로리, 저섬유식이 많아지고, 불규칙한 식사, 잦은 외식, 배달 음식 이용 등에 의해 칼로리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그에 반해 과도한 휴대폰 사용, 컴퓨터 게임, 실내 위주 생활 등으로 활동량이 적어지며 칼로리 소모량은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비만이면 자식의 80%,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이면 4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이의 정상적인 체중관리에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소아비만의 경우 아이의 나이, 체질 및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비만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 몸에 열이 너무 많아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아이는 장부의 열을 내리는 한약을 처방하고, 몸이 잘 붓는 아이는 순환을 좋게 하는 한약을 처방할 수 있다. 또 몸의 순환을 도와주는 침치료 및 뜸치료, 식사일지 작성을 통한 식습관 교정을 병행한다. 소아미만 치료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간 진행한다.

◇ 아이의 체중관리 힘쓰고 지나친 스트레스는 오히려 성장에 방해

소아비만은 아이와 같이 마라톤을 뛰는 마음가짐으로 장기간의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가야 한다. 체중 및 연령에 따라 세밀한 목표는 달라지지만 성장기에 있는 아이이므로, 지나치게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는 체중을 유지하는 방법도 좋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키가 자라면 상대적으로 날씬해지면서 비만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아비만은 평소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소아한의원 양은성 원장은 “아이가 비만일 경우 가족 모두가 적극적으로 생활관리에 힘써야 한다. 좋아하는 간식을 먹지 못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는 등 체중감량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쉽다.” 며, “스트레스 받을 때 분비되는 코티솔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1/3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족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고 조언한다.

◇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소아비만 관리

1. 식사는 하루 3번 규칙적으로 먹게 한다. 밥,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또래 평균 정도의 양만 섭취하며 음료수, 사탕, 젤리, 초콜렛 등의 당분은 섭취하지 않는다.

2. 외식은 최대한 줄이고 밤 8시 이후 야식은 먹지 않는다. 간식은 점심과 저녁 사이에 1번으로 빵, 떡, 아이스크림은 피하고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3. 휴대폰 및 컴퓨터 게임, TV 시청은 모두 합쳐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걸로 아이와 약속하고 일상 생활 속 활동량을 늘릴 수 있게 한다.

4. 운동은 시간을 정해 부모와 같이 일주일에 5회 기준 30분 이상의 땀이 날만한 유산소 운동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릎이나 관절이 아픈 아이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30분 이상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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