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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을 포함해 전국 6개 주요 도시에서는 주택 임대료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행진이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를 향해 헌법에 명시된 주거권을 보장하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리스본에서만 약 2만명이 몰렸고, 다른 도시들에서도 수천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포르투갈에선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물가까지 고공행진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궁지에 내몰렸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0)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부터 인상하기 시작해 현재 3.5%까지 끌어올렸다. 포르투갈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0월 전년 동월대비 10.1% 고점을 찍은뒤 둔화하고 있지만, 올해 2월 8.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 달 급여로 거주할 곳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포르투갈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의 50% 이상이 월 급여로 1000유로(약 142만원) 미만을 벌었다. 이는 리스본에서 침실 1개짜리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약 1350유로·약 192만원)를 크게 밑도는 금액이다. 최저임금(760유로·약 108만원) 대비로는 2배 수준이다.
한 현지매체는 “임대료가 최저임금을 웃도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대부분 3개월치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임대료의 덫’이라는 가혹한 현실에 걸린 시민들이 주거권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