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 우려가 커졌고, 이는 달러화 강세 흐름으로 이어졌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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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9.4원) 대비 12.8원 오른 128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21일(1285.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치는 종가 기준 지난 13일(1277.3원)이다.
이날 환율은 2원 이상 오른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6원 오른 1273.0원에 개장했다. 이후 계속해서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1284.7원까지 올랐고, 상승폭을 소폭 줄여 마감했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 1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긴축 공포감이 커진 탓이다. 미국 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4%를 기록해 지난해 12월(6.5%)보단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6.2%)는 상회했다. 전월 대비는 0.5% 올라 지난해 12월 0.1% 상승한 것과 비교해 큰 폭 뛰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0.4%)를 웃돌았다.
지난달 고용지표에 이어 물가지표도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꺾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까지 정책금리를 5.25%~5.50%로 인상할 가능성은 49.7%를 기록해 전날(42.1%) 대비 상승했다. 이는 현 금리(4.50%~4.75%)보다 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1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대두된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졌고, 역외 달러 매수세와 원화 매도세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인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며 “중공업 수주 물량,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 등 다양한 수급적 요인이 상승 흐름을 제어했지만, 역외 유입으로 인한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해석했다.
| 15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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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강세에 역외에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이 상승 폭을 키웠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5일 오전 2시께(현지시간) 103.56을 기록, 강보합권을 보이고 있다. 강달러 흐름에 위안화, 엔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6.84위안, 달러·엔 환율은 133엔선을 나타내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6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서 269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74포인트(1.53%) 내린 2427.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66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