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음료업계가 ‘디카페인’(카페인 없는) 음료 출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름 장마 이후 찌는 듯한 찜통더위와 잠 못드는 열대야가 이어지며 올해 역대급 폭염이 전망되면서다. 편의점·마트에서 판매하는 RTD(Ready-To-Drink) 음료와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더위를 식혀주면서도 체내 수분과 영양을 유지하고 숙면을 방해하지 않는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왼쪽부터) 코카-콜라사 조지아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 엔제리너스 ‘듀얼브루 디카페인 아메리치노’, 풀무원식품 ‘It’s(잇츠) 프로틴 디카페인 라떼’.(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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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사 커피 브랜드 조지아가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음료는 수분 보충 수요가 많은 여름철 카페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카페인 커피에 귀리의 고소한 풍미를 담은 RTD(Ready-To-Drink) 음료다. 카페인은 뺐지만 커피의 향은 유지하고 고소한 우유와 곡물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한 손에 잡기 좋은 370㎖ 용량으로 출시해 휴대성을 높여 더운 여름철 가정 안팎에서 시원한 냉장 음료로 즐길 수 있다.
롯데GRS 커피 전문점 브랜드 엔제리너스는 이달부터 ‘듀얼브루 디카페인’ 음료 4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카페인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카페인 성분을 최소화했지만 커피 고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듀얼브루는 뜨거운 물에 빠르게 추출하는 ‘핫브루’와 찬 물에 긴 시간동안 추출하는 ‘콜드브루’를 결합한 방식이다.
국내 가장 많은 가맹점수를 자랑하는 이디야커피가 최근 선보인 ‘디카페인 흑당 콜드브루’도 인기다. 흑당의 달콤한 맛에 콜드브루의 깊고 진한 풍미를 더했지만 카페인은 빼서 부담을 줄였다. 기존 메뉴에 디카페인 옵션을 추가한 것으로 여름철 남녀노소 누구나 흑당 음료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혔다는 평가다.
여름철 시원한 음료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대용량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내놓은 곳도 있다. 커피·차 전문기업 쟈뎅이 출시한 ‘디카페인 블랙 1.1ℓ’는 생두에서 카페인만 제거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대용량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많은 양의 디카페인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실속형 커피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가 아닌 아예 커피맛 단백질 음료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도 한다.
풀무원식품은 단백질 음료 ‘It’s(잇츠) 프로틴’을 새롭게 선보이며 라인업 중 ‘디카페인 라떼’도 출시했다. 풀무원 잇츠 프로틴은 일상에서 단백질과 칼슘을 간편하고 맛있게 채울 수 있는 콘셉트 음료로 260㎖ 제품 한 병 기준 15g의 단백질, 1일 영양성분의 57%에 해당하는 칼슘이 400㎎ 함유돼 있다. 올 2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빠르게 돌파했다. 풀무원은 현재 판매 중인 잇츠 프로틴의 당 함량을 낮추고 새로운 맛 출시 등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무더운 여름철에는 아이스커피 등 시원한 음료 소비가 급증하는데, 요즘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까지 더해지며 건강한 음료 수요가 특히 늘고 있다”며 “커피보다 수분 보충이 좋은 디카페인 음료에 영양분을 함유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