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냉동 배아 이식'으로 건강한 여아 출산

해운대백병원 불임클리닉, 암센터· 유방센터 등과 연계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 운영
  • 등록 2021-04-16 오후 4:47:51

    수정 2021-04-16 오후 4:47: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은 유방암을 앓았던 환자가 항암치료 후,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고 16일 밝혔다.

결혼 후 출산을 희망했던 서모씨(여·33)은 안타깝게도 2015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그해 8월 해운대백병원 유방센터 김운원 교수에게 수술을 받았다. 당시 20대였던 이 여성은 항암 치료 후 출산을 위해 해운대백병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등록하였다. 유방센터와 연계하여 불임클리닉에서는 이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하여 체외수정(시험관아기) 통해 8개의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행했다.

유방암 수술 이후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고 호르몬 치료를 해오던 이 여성은 5년간 치료·추척 관찰을 마치고 지난 작년 7월에 냉동 배아 이식으로 임신에 성공하였고, 지난 4월 14일 2.8kg의 건강한 여아를 자연 분만했다.

젊은 나이에 유방암, 혈액암 등을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조기 진단과 치료기술의 향상으로 암을 극복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치료 때문에 미뤘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문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이란 가임 능력이 떨어져도 임신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술로 여성이나 남성에서 가임 능력이 저하되기 전에 자신의 난자나 정자, 고환 조직, 배아를 장기간 동결 보존하였다가 향후 원하는 시기에 동결 보존된 생식세포로 임신을 시도하는 치료이다. 대표적인 예로 가임기의 암 환자가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로 인해 난소나 고환 기능이 저하되어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시행되고 있고, 그 외에도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을 때, 난소 및 고환 수술 예정일 때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암 환자 들 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 만혼 등의 이유로 40대 이후 원할 때 임신을 하기 위해 젊고 건강한 나이에 난자, 정자를 냉동 보관 하고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예도 늘어나고 있는데, 난자 냉동을 하는 여성 중 다수가 가임력 보존을 위한 30대 미혼 여성일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는 “향후 임신을 원하는 암 환자에서 가임력 보존 치료는 최근 암 완치율이 높아짐에 따라 암 치료 이후에도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을 계획할 수 있는 선택이 되므로, 암 진단 즉시 가임력에 관한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대백병원 불임클리닉은 암센터, 유방센터 등과 연계하여 개원 이후부터 꾸준히 정자, 배아, 고환 조직 등을 동결 보존 및 관리하는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불임클리닉)가 환자에게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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