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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에어부산이 국내선 운임을 평균 9.7%(김포~제주 노선 주중 운임 6만9000원), 제주항공은 12.8%(6만5600원) 각각 인상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 요금의 80% 수준이다. 유럽 등 해외 LCC가 대형 항공사의 50~60% 요금으로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국내 LCC를 이용해 제주에 다녀온 신수진(27)씨는 “요금이 대형 항공사와 별반 차이가 없는 줄은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서비스가 좀 더 나은 대형 항공사를 이용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의 신간사이 국제공항도 LCC 전용 터미널을 만들고 이달 중 문을 열 예정이다. 덕분에 탑승객이 지불하는 국제선 공항이용료는 2650엔에서 1500엔으로 40% 이상 싸진다. 공항이용료는 유류할증료와 함께 항공권 가격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다. 따라서 공항이용료를 낮추면 운임도 그만큼 낮아진다.
저가항공사는 또 흔히 말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대한 노선과 항공기 대수를 늘려야 고정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 신규 노선 개척이 어려워 고정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 등은 운수권 제한없이 자유롭게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1997년 일찌감치 역내 항공자유화를 실시했으며 일본도 최근 중국과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양국 항공사들은 노선별로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을 낮추기 위한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해외 LCC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자생력을 갖췄듯 우리도 제2공항 건설, 항공자유화 등을 통해 LCC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