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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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무대와 의상은 물론 넘버까지 화려함으로 중무장했다. 지난 1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로 동명의 원작 만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기는 작품이다.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삶을 엿볼 수 있도록 무대와 의상에 한껏 힘을 줬다. 막이 오르자마자 고풍스럽게 꾸민 다채로운 무대와 형형색색의 의상을 갖춰 입은 배우들이 관객 앞에 등장해 시선을 붙잡는다.
흉작과 물가 폭등, 권력 남용 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삶을 사는 평민들의 모습도 함께 조명한다. 귀족들과 평민들의 대조적인 삶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250벌이 넘는 의상이 배우들을 통해 무대 위에 오른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음을 빼앗은 ‘사교계 여왕’ 마담 드 폴리냑 부인이 입고 등장하는 대형 드레스가 특히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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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마찬가지로 유서 깊은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난 뒤 집안의 명예를 이어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근위대 장교가 되는 주인공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스칼이 혼돈의 소용돌이 속 성장통을 겪으며 올바르고 굳건한 무관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초고음 구간이 포함된 넘버들을 타고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정체성 혼란 상태에서 빠져나와 삶의 방향을 스스로 택하기로 결심한 오스칼이 정체를 감추기 위해 입은 드레스를 벗어던지며 ‘나 오스칼’ 넘버를 부르는 장면은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하는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민중의 영웅인 흑기사로 활동하는 신문 기자인 베르날 샤틀레를 중심으로 촉발하게 되는 시민 혁명은 오스칼의 성장기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극의 큰 줄기다. 만화를 찢고 나온 뮤지컬인 ‘베르사유의 장미’를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묵직한 메시지를 품은 작품으로 여겨지게 하는 대목이다.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고자 굳은 결심을 한 오스칼이 귀족이 아닌 국민의 편에 선 채 혁명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가슴 한켠을 뜨겁게 만든다.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기며 그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 그랑디에와 오스칼의 도움을 받으며 엄마의 복수를 꿈꾸는 로자리 라 모리엘의 야기는 극의 촘촘함과 감동 지수를 높여주는 요소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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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레베카’, ‘더 라스트 키스’, ‘마리 앙투아네트’, ‘팬텀’,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으로 관객과 만난 EMK뮤지컬컴퍼니가 누적 2000만부 이상 판매된 일본의 히트 만화를 뮤지컬화했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포함 150분. 커튼콜 포함 30곡의 넘버로 원작의 주요 내용을 압축해 선보인다.
공연은 10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오스칼 역은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가 번갈아 연기한다. 이밖에 이해준·김성식·고은성(앙드레 역), 서영택·노윤(베르날 역), 서지영·리사·박혜미(폴리냑 역), 유소리·장혜린(로자리 역), 송재림·성연(제로델 역), 임은영·김명희(유모 역) 등이 공연에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