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005930) DX부문장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자사 가전 신제품 공개행사에 참석해 “요즘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건 에너지·친환경 기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작년말에는 물류비와 원자재 증가, 수요 감소로 가전사업이 적자를 냈지만, 상반기에 좋은 성과를 내 적자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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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 진심…에너지효율 1등급보다도 전력 절감
이날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세탁기와 건조기, 냉장고 에어컨 등 기존 제품에 더해 상반기 중 3종을 추가해 총 27종의 비스포크 가전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신제품의 다양한 특징 중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핵심부품의 효율을 높인 데 이어 항공기 수준의 초정밀 가공기술을 컴프레서에 적용했다.
이같은 결과로 신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보다도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 개선됐고,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최대 22% 더 높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은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를 10% 덜 쓴다.
박예리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 브랜드마케팅 담당 프로는 “요즘 전기료가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를 적게 쓰며 강한 성능을 확보하는 게 가전제품에서 중요해졌다”며 “앞으로도 고효율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 배출도 줄인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저감 코스를 탑재해, 세탁 시 마찰로 인해 옷에서 떨어져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60% 줄인다. 삼성전자는 연내 미세플라스틱저감 필터도 출시해 저감효과를 90%까지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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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능도 대폭 개선했다. 스틱 청소기 신제품 ‘비스포크 제트 AI’는 ‘AI 모드’로 카페트나 마루, 매트 등 바닥 상태와 이동 시 브러시가 바닥에서 들뜨는 상황까지 인식해 흡입력을 스스로 최적화, 배터리 사용시간을 효율화할 수 있다. 청소 중 휴대전화가 울리면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로 전화 수신을 알려주고 작동을 멈추는 스마트싱스 서비스도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제공한다.
로봇청소기 ‘제트 봇 AI’에는 ‘우리 아이 마중하기’ 기능을 새로 탑재했다. 방과 후 자녀가 집에 도착하면 “테이블에 간식 있으니 먹고 공부해”와 같은 사전 녹음 메시지를 로봇청소기를 통해 내보내고, 외출 시에도 자녀의 귀가를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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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신제품의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기술력 향상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생산비용을 줄이며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친환경 부품을 사용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도, 내리는 것도 있다”며 “공장은 디지털트윈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로봇을 활용해 공정을 단축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삼성리서치에 삼성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로봇사업팀은 올해 EX1 로봇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많은 분야를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며 “로봇에서 총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