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수연 PD] 일본이 경제보복 포문을 연 지 1달이 지났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명단) 배제라는 추가 보복까지 강행하려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본 마이니치신문 외신부장 사와다 가쓰미는 “한국인의 일본 불매운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25년 동안 일본 불매운동은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용두사미식 불매운동과 달리 현재의 일본 불매운동은 노노재팬과 미닝아웃의 힘으로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노노재팬은 시민 김병규 씨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이다. 그는 이춘식 할아버지 등 강제 노역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공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노노재팬에서는 불매해야 할 일본 제품과 이를 대신할 상품 정보를 공유하는데 생활, 음식, 가전 등 품목별로 구분해 놓았다. 일본 상품 대신 쓸 수 있는 상품 정보도 함께 게재돼 있다. 소비자들은 노노재팬을 통해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던 일본 제품이 많다는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로 미닝아웃이다. 미닝아웃은 ‘자신의 취향과 신념(Meaning)을 커밍아웃(Coming Out·정체성 공개)한다’는 의미로 ‘소비를 통해 신념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활동’을 말한다.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따져 물건을 구매하던 일차원적 소비에서 벗어나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 가치, 주장을 외부에 전달하는 게 중요해졌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충한다면 지갑을 닫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불매운동도 펼친다. 소비로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신념 소비’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보이콧 재팬.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은 ‘미닝아웃’ 소비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여론을 살펴 일본과 상관없다고 커밍아웃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한국 기업이라며 결백함을 증명했다. 미닝아웃 소비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비윤리적 기업은 철저히 외면을 받지만, 윤리적으로 인식된 기업이나 브랜드는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 노노재팬과 미닝아웃으로 장기전이 될 일본 불매운동의 끝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