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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 7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대 후반으로 하향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수출 증가율 역시 작년보다 대폭 줄어든 4%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간 35%에서 24%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2배가 됐다. 클락슨 리서치는 “중국과 인도의 추격으로 한국은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자체적인 기술 노하우도 축적돼 있지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미래에셋자산관리의 피터김 투자전략가는 “가장 큰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경쟁자가 됐다”며 “현재 한국이 (중국에 비해) 우위를 가진 분야는 반도체뿐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왔던 기간산업 침체는 실물경제에도 드러나고 있다. FT는 “자동차·중공업 산업이 밀집돼 있는 울산은 한때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부유한 도시였으나 현재는 경제적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의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학자 에다 졸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외생적 충격의 결과”라며 “한국정부는 선진국 중 재정건전성이 좋은 나라”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