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3일로 예정된 한·러 정상회담 오찬에 불참하기로 했다. 표면상은 이미 참석자격을 상실했다는 것과 선약이 예정돼있다는 것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치국면의 불편한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이 주최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오찬에 김 대표는 참석이 어렵다는 점을 공식 통보했다”며 “내일 오찬은 한·러 의원외교협의회장 민주당 부회장인 박기춘 의원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불참이유와 관련, “김 대표는 한·러 의원외교협의회장 자격으로 추천받았는데 김 대표는 지난 5월 이후에 회장으로서의 권한을 다 위임한 바 있다”며 “실제로 올해 7월에도 제11차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합동회의가 러시아에서 있었는데 그 때도 부회장인 안홍준 의원이 대표단을 인솔해서 방문했다”고 전했다. 또 “선약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상의 이유일 뿐, 사실은 정국주도권 줄다리기에서 한 치도 밀릴 수 없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를 가기에는 너무 무겁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당 핵심 관계자 역시 “정상회담 오찬이면 아무래도 대통령과의 말 한마디 못할 텐데, 악수하는 사진만 찍히고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기싸움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전략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당이 인사청문회(11~13일) 기간에 국회일정을 잠정중단(보이콧)하기로 한 상황인 만큼 청문회가 끝난 14일 이후의 전략을 세우기 위함이다. 18일 예정된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보이콧 여부도 이날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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