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시장, 잠시 주춤해도 간다…삼성·SK 전략은

AI 서버 메모리 수요에 묻혔지만 미래 먹거리 꼽혀
글로벌 완성차 전기차·자율주행차 전환시 수요 ↑
"차량용 반도체 성장속도 빨라…기술개발 필요"
  • 등록 2024-08-13 오후 3:03:38

    수정 2024-08-15 오전 6:50:52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반도체 기업들이 자율주행차의 성장성을 등에 업고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인기에 잠시 주춤한 기류가 있음에도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Waymo)에 향후 수년간 50억 달러(6조 9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 전 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이번달 예정했던 무인 로보택시 공개 일정을 다음 달로 미루긴 했으나 기업들의 관련 투자는 지속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635억 달러를 넘었고, 오는 2026년까지 962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잠시 주춤하고 있으나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30% 중후반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자율주행차다. 순수 내연기기 자동차 한 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이 200~300개라면 전기차는 1000개 이상,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생산을 전환하는 시점이 되면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게다가 자동차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안정성과 우수한 품질 보장이 필수적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UFS 3.1 메모리 솔루션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국내 기업들은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미국 AI 반도체 기업인 암바렐라에 5나노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오토차이나’에 처음 참가하며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 확보에도 나섰다. 현재 삼성전자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통해 자율주행 등 차량용 AI칩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15년 첫 시장 진입 이후 2017년 업계 최초 차량용 UFS(유니버셜 플래시 스토리지)를 선보였다. 이어 오토 SSD, 오토 LPDDR5X, 오토 GDDR6 등을 통해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UFS에 PUC(페리언더셀) 기술이 적용된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를 적용시켰고, SSD, LPDDR D램 등의 공급을 늘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당장 시장이 크진 않으나 향후 전기차,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더 주목 받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AI 반도체에 묻혀 있지만 성장률 자체로만 보면 차량용 반도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개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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