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전 태국 총리, 망명 후 15년 만에 귀국

2001~2006년 총리 재임중 쿠데타로 해외 망명
귀국 직후 교도소 이송…사면 여부 주목
정치 뛰어든 막내딸, 군부와 손잡자 귀국한 듯
  • 등록 2023-08-22 오후 4:36:18

    수정 2023-08-22 오후 7:49:3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5년 간의 해외 망명 생활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전용기를 타고 태국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했다.

가족들과 함께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탁신 전 총리는 태국 국왕의 초상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뒤 자신을 환영하는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공항 주변에는 ‘레드 셔츠’로 불리는 탁신 전 총리 지지자 수백명 등 인파가 몰렸다.

탁신 전 총리는 망명 전 미얀마 차관 불법 승인, 통신사 주식 불법 보유 등 부정부패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망명 기간에 진행된 궐석(결석) 재판에선 최종 8년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탁신 전 총리는 이날 귀국 직후 대법원을 거쳐 교도소로 이송됐다.

하지만 탁신 전 총리의 수감 생활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이 속한 프아타이당이 최근 군부 진영 정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탁신 전 총리가 귀국을 결정한 배경에 군부 세력과 사면 관련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팽배하다. 태국에서 모든 수감자는 투옥 첫날 왕실에 사면을 청원할 수 있다.

프아타이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군주제 개혁을 앞세운 전진당에게 제 1당 자리를 빼앗겼다. 이후 전진당이 군부와 보수 진영의 반대로 총리 선출에 실패하자 프아타이당은 집권을 위해 숙적인 군부와 손잡고 총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날 오후 태국 의회에선 총리 단독 후보로 나선 프아타이당 소속 세타 타위신 후보에 대한 투표가 이뤄진다.

전직 경찰이자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그는 농민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부채 탕감과 현금 직접 지원, 보편적 의료 지원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왕실과 군부 등 기득권 세력과는 각을 세웠다. 군부는 2006년 탁신 전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틈을 타 쿠데타를 일으켜 그를 끌어내렸다. 쿠데타 발생 후 해외에서 생활하던 그는 2008년 2월 귀국했으나 같은해 8월 재판을 앞두고 다시 출국해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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