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최훈길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급락 사태와 비슷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5개 종목이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비슷한 시간대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하한가로 직행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종목에 대해 주가조작 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예정이다.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70원 아래를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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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동일산업(004890),
만호제강(001080),
동일금속(109860),
대한방직(001070),
방림(003610) 등 총 5개 종목은 일제히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5개 종목은 비슷한 시간대 매도 물량이 출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일산업 등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동시에 매도세가 나오더니 오후 12시까지 약 1시간 30분 만에 하한가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들 종목이 수년간 상승해왔다가 비슷한 시간 일제히 하락했다는 점에서 ‘제2의 SG증권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일산업과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은 2020년부터 4월 전후 비슷한 시기에 다 같이 오르기 시작했다.
동일산업은 2020년 1월부터 3년간 182% 올랐고, 같은 기간 동일금속 169%, 만호제강 250%, 방림 227%, 대한방직 74%가 올랐다. 특히 방림과 동일금속의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12월 16일 동시에 27.48%, 29.88%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사업별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 5개 종목은 유통주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SG사태의 경우도 주가조작세력들이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50% 미만인 종목을 타깃으로 삼은 바 있다. 유통주식 수가 적으면 물량을 사들인 후 손쉽게 주가 조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금속의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전체의 34.29%다. 동일산업은 전체 주식의 43.55%가 유통이 가능하고, 대한방직과 방림은 각각 42.21%, 47.17%가 유통 가능한 물량이었다. 만호제강만 53.41%로 유일하게 50% 비율을 넘겼지만, 유동 주식 수가 225만주로 비교적 적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G사태 주가조작의 ‘도구’로 쓰였던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와 동일한 패턴의 급락은 아닌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월 말 SG사태 당시에는 증권사 CFD계좌에서 발생한 반대매매로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외국계 증권사가 아니라 국내 증권사들에서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실제 이날 5개 종목의 매도 창구는 국내 증권사들로 다양했다.
일각에서는 주식 투자 카페에서 통정매매 등의 형태로 주가조작을 다시 했다는 의혹 또한 제기하고 있다. 이번에 급락한 5개 종목은 이 카페의 운영자가 투자자들에게 추천한 종목들이다.
금융당국 등은 5개 종목의 정확한 급락의 이유를 파악하는 한편, 주가조작 등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4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관기관들이 하한가로 인해 발생한 투자자 피해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지금은 전체적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