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위축되며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주택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3분기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전국 82.3%로 2021년 2분기 98.3%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4만2000세대로 전년 동기 1만4000세대 대비 3배 증가했다.
송수범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추세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높아진 원가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주택 구매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유가 상승으로 중동 국가들이 투자 여력을 회복함에 따라 해외 시장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지난 몇 년간 다수의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사업에 사업 역량을 집중시킴에 따라 해외 발주 증가의 수혜를 받는 업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건설업계 전반의 실적은 저하될 것으로 전망, 2023년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기평은 2023년 분양물량이 2022년 대비 15% 내외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 전문위원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할인 분양,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전체 프로젝트의 예정원가를 상향 조정했던 2022년 기저 효과가 하락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며 “주택 호황기 높았던 수익성이 기존 수준으로 회귀하는 과정으로 절대적 수준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익 규모 축소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기성 진행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재무부담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송 전문위원은 “2023년에도 에틸렌 신증설 물량이 수요 순증분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기침체로 인해 다운스트림 수요 위축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업황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물류비 하락으로 인한 역외 물량의 역내 유입 가능성 등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 전반의 실적은 2022년 대비 소폭 개선되겠지만, 유의미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납사 가격 및 제품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부정적 래깅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공급부담을 상쇄할 만한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주요 제품의 마진이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송 전문위원은 “하반기 이후 업황 개선으로 NCC 가동률이 정상화되면서 원재료인 납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다”며 “수요 회복 지연으로 판가 상승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크지 않겠지만, 약화된 현금 창출력으로 인해 투자 및 배당 부담을 내부창출재원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등 재무안정성의 개선은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전문위원은 “내년에는 리오프닝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소비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 선호도가 높아진 고가·명품 브랜드는 외식, 해외여행 등 서비스 소비와의 경쟁으로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판매 부진으로 인한 가격 경쟁이 재차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재무부담이 과중해진 하위 업체의 경우 실적변동성이 확대되며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전문위원은 “내수패션업체는 보유 브랜드, 의류제조업체는 벤더 지위에 따라 실적 저하 수준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고 우수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패션업체는 충성도 높은 고객기반을 토대로 판매량과 판매마진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중저가 브랜드 중심의 업체는 판매부진과 할인판매 확대로 실적이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