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윗선’ 수사의 연결고리로 꼽히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을 소환했다.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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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유 전 본부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경위와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의 사퇴를 압박한 과정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당시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2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자 대장동 아파트 분양을 맡은 이 모씨에게서 자금을 조달했고, 2014년 8월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정 회계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 직접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두 사람 간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며 사퇴를 독촉한 정황이 담겼다.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 등 ‘윗선’과의 연결고리로 꼽힌다.
유 전 본부장은 2011년 성남시설관리공단에 채용된 뒤 기술지원 TF 단장을 맡아 공사 설립과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의 사전 정지작업을 주도해 온 인물로 꼽힌다. 2013년 9월 공사 설립 이후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은 ‘2인자’로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