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놓친 3조5000억원 해외투자, 베이징 품에

  • 등록 2014-10-15 오후 3:08:01

    수정 2014-10-15 오후 3:08:01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경기도 화성시에 건설을 타진하다 무산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결국 중국 베이징(北京) 품에 안긴다.

한국 시행사와 부지 소유자가 부지가격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5년 동안 지지부진하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결국 중국행 비행기를 탄 것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중국 국영 베이징관광그룹(BRG)과 함께 33억달러(약 3조5100억원)를 들여 베이징에 테마파크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톰 윌리엄스 유니버설 파크 앤 리조트(UPR) 최고경영자는 13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공개하고 “중국 관광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도 끌어들일 수 있는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자신했다.

최근 테마파크 건설 붐이 일고있는 중국 정부도 유니버설 스튜디오 투자유치에 적극 나섰다. 중국 정부는 건설 공사를 위해 300에이커(약 36만7252평)의 부지 사용을 허가 했다.

오는 2019년 문을 여는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해리포터 등 세계적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 놀이시설과 중국의 전통 테마를 주제로 한 시설들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테마파크와 함께 리조트·호텔·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 레저·엔터테인먼트센터로 만들 계획이다.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테마파크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베이징에 테마파크를 짓기로 한 것은 경기도 화성의 테마파크 사업이 무산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UPR 측은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에 이어 경기도 화성에 아시아 3번째 유니버설 스튜디오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UPR은 지난 2007년 11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동쪽 420만㎡(약 127만평) 부지에 전체 사업비 5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본뜬 글로벌 테마파크를 2018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행사 롯데컨소시업과 부지 소유자 한국수자원공사 간 부지가격 조정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5년 동안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지난 7월 백지화를 선언했다.

지난 2011년 7월 시작된 땅값 협상에서 수공은 1조80억원, 롯데컨소시엄측은 1500억원을 제시했다가 감정평가액 5040억원에 매매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그러나 롯데컨소시엄 측이 자금난 등으로 지난해 9월 계약금 지불기한을 지키지 못해 계약이 취소됐다. 컨소시엄측은 수공 측에 땅값을 3000억원으로 깎고 전체 사업부지 중 155만3700㎡를 우선 개발한 다음 나머지는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수공 측은 “공기업으로 특정 업체에 땅값 특혜를 줄 수 없다”며 거부해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경기도와 UPR이 양해각서 체결로 추진된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건설사업이 난항을 거듭하자 톰 윌리엄스 최고경영자가 결국 지난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화성시와의 사업이 무산되면서 UPR은 지난 13년간 급성장하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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