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삼세번’을 외쳤던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 위기에 놓였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거래가 정지된 동양그룹 계열사 주식 투자자들은 언제 다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동양 계열사 3개사의 주권매매가 회생절차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중단됐다.
최근 일주일간 동양의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4일 이후로 일일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동양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하고 있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책금융기관 등의 지원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떠돌았다.
STX의 급등 랠리를 지켜본 개인 투자자들은 금호산업으로 몰려갔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금호산업 주가도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말 1만4000원 선까지 빠졌던 금호산업 주가는 9월23일 2만3700원까지 회복했다.
지난주 동양그룹에 대한 위기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와중에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특히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27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9월30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렸지만 개인은 개의치 않았다. 거래가 재개된 이후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거래가 되고 있는 동양증권 등의 상황을 봤을 때 상승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적지 않은 투자자는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동양그룹의 해체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있었다”라며 “게다가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등을 매각하면 그룹이 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기 때문에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