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발표했다)”(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23일 기자들은 상반된 ‘입’과 맞딱 뜨렸다. 오후 3시 경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백 브리핑(정식 회견 뒤 복도 등에서 기자들과 주고받는 질의·응답)에서 이날 있었던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시사에 대한 인수위 차원의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다. 조 대변인은 “(인수위) 외교안보팀과 얘기해본 결과 책임 있는 정부 당국에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윤 대변인이 “현 단계에서의 대응 주체는 정부”라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말이 엇갈렸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윤 대변인은 기자들이 조 대변인의 발언을 언급하자 “부동의 원칙은 모든 발표는 대변인 통해서 한다는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답을 내놓았다.
‘엇갈리는 입(?)’의 사례는 이뿐만은 아니다. 지난 21일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오후 4시에 청와대 조직개편안을 서울시 삼청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발표했다. 그런데 윤 대변인은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개편안 발표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현재로선 움직임이 없다”고 답했다. 윤 대변인의 설명대로 라면 4시간 만에 청와대 개편안에 대한 발표가 결정된 셈이다. 윤 대변인은 “그 움직임이 생겨서 제가 노티스(인지)를 1시 40분에 한 것”이라며 “대변인은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해명했다.
애당초 인수위원회는 ‘설익은 정책이 보도되어 혼선이 가중된다’며 철저 보안을 내세웠다. 윤 대변인도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것은 오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일원화’를 강조했다. 그런 인수위가 스스로 혼선을 부추기는 셈이다. 설익은 정책 방지도 중요하지만 기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혼선 방지책인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