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의 "강용석·김은혜 단일화, 이준석 몰래 하려했는데…"

"김은혜 지지 연설 하기로 했지만…거절당해"
  • 등록 2022-06-02 오후 12:08:21

    수정 2022-06-02 오후 12:08:2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8000여표 차이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승리한 가운데, 5만 4000여표를 가져간 강용석 무소속 후보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이에 강 후보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이하 ‘가세연’)’의 김세의 대표가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2일 김 대표는 ‘가세연’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정말 죄송합니다. 저라도 사죄의 말씀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어젯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자고 일어났더니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져서 제가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운을 떼며 자신은 한 매체를 통해 강 후보와 김 후보와의 무조건적인 단일화를 추진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왼쪽)와 김세의 ‘가로세로 연구소’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어 김 대표는 “저 김세의는 강 후보의 명예회복 이외에는 어떠한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는 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저의 무조건적인 단일화에 반대를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이렇게 저 몰래 저의 뒤통수를 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그 결정타가 바로 5월 23일 월요일에 있었던 SBS TV토론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가세연’에서 김 당선인의 부정청탁 의혹을 폭로하기 위해 사진 판넬까지 만들었지만, 가세연 측이 만들지 않은 사진 판넬을 강 후보의 캠프에서 따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게 바로 김 후보의 배우자가 소유됐다고 전해진 ‘다봉타워 사진’이었다.

앞서 강 후보는 지난달 25일 하남 유세 중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해당 건물과 관련해 “김 후보 남편이 4분의 1을 갖고 있는데, 2000억원짜리 건물을 150억 원이라고 신고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은혜(왼쪽부터)국민의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황순식 정의당,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가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대표는 다봉타워 사건을 강 후보에게 부추긴 인물이 누구일지 짐작이 간다면서 “제가 열심히 추켜세우고 채널 홍보를 해줬던 사람들이 이렇게 제 뒤통수를 때렸다. 강 후보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대표는 이번에 김 후보의 캠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관계자 A씨와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며 “A씨는 무조건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이 모르게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대표는 강 후보와 단일화를 반대하기 때문에 비밀리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5월 30일 밤 A씨에게 전화로 김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다음날인 5월 31일 오전 A씨는 거절의 뜻을 밝혔다.

A씨는 김 대표에게 “참으로 죄송하게 됐다. 김 후보는 기쁜 마음으로 찬성을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유세 일정을 짜는 담당자가 김 대표에게 유세 시간을 줄 여유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다들 유세차에 올라서 말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 김 대표는 “무엇보다 이 대표 몰래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었다며 “저는 이번에도 김은혜vs김동연 대결이 초박빙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단일화를 위해 강 후보의 캠프와 결별을 선언해가면서까지 열심히 싸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추켜세웠던 사람들이 제 등 뒤에 칼을 꽂았다. 제가 덕이 부족해서 그렇다. 그 누구도 사죄의 말을 하지 않고 있기에 저라도 먼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49.06%(282만 7593표)로 48.91%(281만 8680표)를 기록한 김 후보보다 8913표 앞서며 초접전 끝에 승리했다.

반면 강 후보는 0.95%로 5만 4758표를 얻으며 씁쓸한 고배를 마셨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단일화를 하지 않은 강 후보의 완주로 인해 승패가 갈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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