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과감히 감축”…수술대 오른 7343개 文정부 위원회

박순애 인수위원 "과감히 줄이겠다"
文정부, 정부위원회 수천개 늘렸지만
1년간 회의 0~1회 위원회 7343개 달해
공무원 정원관리, 공공기관 개혁도 추진
  • 등록 2022-04-19 오후 3:13:44

    수정 2022-04-19 오후 8:54:05

[이데일리 최훈길 권오석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가기 위해 각종 정부 위원회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7000여개에 이르는 위원회가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박순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이 1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각종 위원회를 과감하게 줄이는 위원회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수위 사진기자단)


박순애 “과감하게 줄이겠다”

박순애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은 1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불필요하거나 회의 실적이 저조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를 과감하게 줄이는 위원회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며 “위원회가 장기간 구성되지 않았거나 운영실적이 극히 저조한 소위 ‘식물위원회’는 원칙적으로 통폐합한다”고 말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에 따르면, 중앙정부 소속 행정기관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때인 2017년에 558개에서 지난해 626개(2021년 12월 말 기준)로 증가했다. 지자체 소속 자치단체 위원회는 같은 기간에 2만2891개에서 2만8071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7343개 위원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행정기관위원회 157개(최근 3년간 연평균 회의 2회 미만 위원회 106개, 최근 1년간 회의 미개최 위원회 51개)는 1년에 회의가 0~1회에 그쳤다. 자치단체 위원회 7186개(2020년 기준)는 1년에 한 번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들 7343개 위원회 관련해 “통폐합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원칙적으로 ‘식물 위원회’를 통폐합하고, 폐지나 통합을 위해 법령개정이 필요한 위원회는 매년 일괄 입법을 통해 일괄 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관이 합동으로 진단반을 구성해 운영실태를 종합 진단한 뒤 위원회 존속 필요성 검토, 정비계획 수립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수위는 지자체 위원회도 매년 전수조사해, 실적이 없거나 저조한 위원회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신설을 최대한 억제하고, 위원회를 신설할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모든 위원회에 존속 기한을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기관의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행정기관위원회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부처별 위원회 운영실태와 정비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어 점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대국민 공개를 해 위원회가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인수위 “공무원 정원관리 적극 추진”

박 위원은 ‘일자리위원회도 통폐합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말한 기준에는 해당이 안 되지만 (설립) 목적을 검토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 일몰제를 적용하는 등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정기관위원회 157개(최근 3년간 연평균 회의 2회 미만 위원회 106개, 최근 1년간 회의 미개최 위원회 51개)는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자치단체 위원회 7186개(2020년 전체 2만8071개 중 25.6%)는 1년에 한 번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자료=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박 위원은 “공무원 정원관리 및 공공기관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후속 조치도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에 따라 임기 내에 17만4000명 공무원 증원에 나섰다. 공공기관 임직원은 44만3570명(작년 4분기 기준)으로 2017년(34만5923명)보다 4년 새 10만명 가량 증가했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역임한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도 작고 효율적으로 가야 한다”며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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