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은 다국적 대기업을 상대로 영업한다. 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라는 것은 최전방 부대를 땅끝마을에 배치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
국책은행(기업·산업·수출입)과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농협), 외국계은행(SC제일·씨티) 등 총 9개 은행의 노조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 모여 윤석열 대선 후보 규탄 집회를 열었다. 대선을 앞두고 은행 노조위원장들이 특정 후보를 겨냥한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일반 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윤 후보 공약을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지난 1월15일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4일 부산 유세에서는 “산업은행을 필두로 많은 은행 본점을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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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 후보가 ‘많은 은행 본점 이전’을 꺼내 들며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노조위원장들까지 나서 “윤 후보가 지역 표심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하고 당행 일자리 3분의 2가 사라졌지만 밥그릇을 챙겨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다국적 대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외국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한 것은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은행 노조위원장들과 기자회견을 주최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회견문을 통해 “금융산업이 대선을 맞아 ‘득표와 당선을 위한 선심성 공약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세계 경제중심지에 자리 잡은 주요 금융회사는 최상의 효율성을 발휘하며 각국의 경제에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윤 후보 말대로 (은행들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그간 축적해온 엄청난 양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일시에 무너져 금융산업은 물론 국가경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공약은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