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시중은행들의 참여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6월 개발사와 금융권이 참여하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한은측에선 금융권이 들어와도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며 개발사가 금융기관을 참여기관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반면 한은은 시중은행이 자문단에 들어가기 위해 과열 양상을 보여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한 것이란 입장이다.
박 의원은 “모의실험 제안요청서와 다른 구성 방식의 시스템을 선정한 것도 문제”라며 지적했다. 한은은 CBDC 발권 시스템을 맡고 참가기관은 CBDC 지급, 수납 등 전자지갑을 관리하를 역할을 하고 사용자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결제, 송금을 하는 방식으로 모의시스템을 구성했는데 정작 그라운드X는 참가기관을 ‘직접, 간접’으로 나눠 핀테크 앱을 통해 지급,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한은이 애초에 구성한 시스템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또 박 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근거로 그라운드X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CBDC 모의실험 연구 제안 요청서 작성 지침에 따르면 ‘할 수도 있다’ 또는 ‘가능하다’와 같은 불명확한 표현은 제안서 평가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키로 했는데 그라운드X는 이런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라운드X가 한은 퇴직자를 고용, 이번 프로젝트에 매니저, 이코노미스트로 직접 참여시켰는데 한은이 모의실험 사업자를 선정할 때 독립적인 판단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모의실험 공모사업 평가위원은 총 9명인데 그 중 3명이 한은 소속 직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주열 총재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모의실험 사업자가 선정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정한지 여부를 체크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