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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지수 상승폭은 줄겠지만 상승 섹터와 종목 확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업종에 몰렸던 경기 개선 수혜가 확산되면서 ‘고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기 개선세…IT·소재·화학株 매력 유효
이창목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예상 밴드를 2350~2850선으로 잡았다. 3000선을 제시한 증권사에 비하면 다소 보수적인 전망치다. 그렇다고 올해 시장 여건이 나쁘다고 본 것은 아니다. 이 센터장은 “작년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른 것은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경기 개선과 정책 모멘텀 효과는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도주였던 IT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경우 공급 과잉 우려가 있지만 충분히 조절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는 “반도체 상위업체인 삼성전자나 마이크론은 현재 업황 호조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어 공급 확대를 조절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등이 본격화되면서 IT 밸류체인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T 굴기로 시장이 급성장하는 중국 수요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 기대감까지 반영된 중소형주 장세도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현재 정부는 모험 자산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엑시트(투자 회수) 창구인 코스닥시장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에 국한되기 보다는 미디어나 게임, 바이오 등을 포함한 전체 중소형주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긴축 시기 지켜봐야…인플레이션 관건
경기 개선세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는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이다. 아직까지는 선진국 중심으로 긴축 강도가 약하지만 하반기 들수록 강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긴축 시점을 가늠할 가장 큰 변수는 물가, 즉 인플레이션이다. 이 센터장은 “선진 주요국들은 이미 긴축으로 돌아섰지만 현재 물가가 강하지 않아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면서 주요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초대형IB 시대 “투자 수요 있는 곳 분석”
이 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해 글로벌 분석을 많이 늘리고 있다. 그는 “조직에서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보니 글로벌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필요하면 남극 대륙이라도 다녀오라고 할 정도로 해외를 많이 다니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주식의 경우 해외기업 분석을 마냥 늘릴 수는 없는 만큼 기업분석은 1인 2섹터 체제를 통해 커버리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증권사 투자 방향이 단순 주식에서 벗어나 다양해지는 추세에 맞춰 채권이나 부동산, 가상화폐 등으로 분석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에는 대체 투자팀을 만들었고 상장지수펀드(ETF)나 비트코인 등에 대한 분석도 개시해 시장의 호응이 좋은 편”이라며 “초대형IB의 목적은 결국 투자인 만큼 니즈가 있는 곳은 먼저 분석하자는 IB형 마인드를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