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의 수익 증가율은 1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데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수익성 전망은 더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대출자산 규모로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상반기 순이익 1490억2000만위안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상반기와 올해 1분기 각각 7%, 1.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둔화한 것이다.
3위 은행인 중국농업은행(ABC) 순이익 역시 상반기 1043억2000만위안으로 0.3% 증가해 1년 전 13%, 1분기 1.3% 늘었던 것에 비해 주춤했다. 교통은행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도 1.5%로 1년 전 6%의 4분의 1에 머물렀다.
중국 대형 은행들이 수익은 보통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공상은행은 지난 2007년 60% 넘는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둔화로 대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도 주춤한 모습이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설비는 과잉인 반면 수요는 둔화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토지 판매도 타격을 받았다.
소피 쟝 노무라증권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무수익여신 증가가 수익 둔화의 가장 큰 이유”라며 “은행의 내부 자본 확충 능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상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인 부실여신 비율이 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1.29%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교통은행과 농업은행도 각각 1.35%, 1.83%로 3개월 전 1.3%, 1.65%에 비해 높아졌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실제 부실여신 비율이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요주의 대출도 증가세다. 요주의 대출은 아직 부실여신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은 대출을 의미한다. 6월 말 공상은행은 4204억위안을 요주의 대출로 분류했다. 이는 전체 여신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1년 전만해도 2310억위안으로 2.1%에 그쳤지만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리버 배론 노스스퀘어 블루 오크 리서치 헤드는 “시장에서는 뚜껑을 열어보면 더 많은 부실여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들이 충당금을 늘리고 있지만 부실여신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공상은행은 상반기 충당금을 부실여신의 1.63배 쌓았지만, 이는 1년 전 2.4배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농업은행의 충당금 규모도 부실여신의 2.39배로 전년 3.46배에 비해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