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MS CEO, 한국과 미래 먹거리 찾는다

MS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강연차 방한
산업부 장관 및 국내 대기업 수장들과 잇따라 협력방안 논의
  • 등록 2014-09-24 오후 5:32:33

    수정 2014-09-24 오후 5:32:3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표면적인 방한 명분은 한국MS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강연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나델라는 정부 관계자 및 국내 대기업 수장들을 만나는데 대부분의 방한 시간을 할애, 비즈니스가 목적임을 짐작케했다.

23일 저녁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나델라 CEO는 방한 첫 일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2시간 가량 회담을 했다. 그는 이 부회장과 특허사용료(로열티) 문제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및 PC 관련 사업 등에 대해 협의했다.

현재 MS는 삼성전자(005930)와 특허료를 둘러싼 갈등을 빚고 있다. MS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특허 사용권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달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나델라 CEO는 이 부회장과 만나 “삼성전자를 훌륭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향후 특허료 관련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나델라 CEO는 24일 오전 구본준 LG전자(066570) 부회장과도 만나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미 IoT 연합체인 ‘올씬얼라이언스’에 가입해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LG전자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인 ‘애저’를 활용해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및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필요한 IoT 기술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MS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테크데이즈 코리아 2014’에서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에서 개발자로서의 기회’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MS 제공.
나델라 CEO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도 만나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MS는 부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 현재 MS 측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데이터센터 건립 작업이 늦어지고 있지만, 산업부는 이미 MS의 데이터센터 설립 후보지를 외국인투자자유구역으로 용도를 변경해 토지비용 감면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나델라 CEO는 윤 장관에게 “한국정부의 창조경제 구현에 MS가 협력 가능한 분야가 많다”면서 “컴퓨터 교육,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정부차원의 IT 활용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나델라 CEO는 황창규 KT(030200) 회장과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24일 오후 중국으로 떠났다.

나델라 CEO는 앞서 MS ‘테크데이즈 코리아 2014’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MS의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전략을 설명했다. 이는 MS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 및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를 강화해 선두 기업들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구상이 성공하려면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 돼야 한다. 그는 국내 개발자들에게 “MS는 다양한 개발도구와 플랫폼을 만들어서 개발자들이 최고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힘(power)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PC OS 시장은 MS가 주도하고 있는 분야지만, 모바일 OS 분야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밀려 영향력이 미미한게 사실. 따라서 나델라 CEO는 CEO 취임 이후 PC용과 모바일용, 엑스박스(Xbox)용으로 흩어져 있던 윈도우 OS를 거대한 하나의 윈도우 플랫폼으로 통합시켰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각기 OS용 프로그램을 별도로 제작하는 부담을 줄여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윈도우폰 스토어’와 ‘윈도우 스토어’도 하나로 합쳤다.

이와 함께 그는 구글과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 등에 뒤쳐져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도 애정을 쏟고 있다. CEO 취임 이전에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했던 그는 2011년 166억 달러에 머물렀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을 지난 해 203억 달러로 크게 성장시킨 주인인이다.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서비스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 설립 예정인 데이터센터도 MS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및 동아시아 사업을 위한 인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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