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서울 주요 대학 편입학 시험에서 유학생 등 세칭 일류대 출신들이 무전기를 동원한 대규모 부정시험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대학은 고려·중앙·성균관·외국어·한양·서강·건국·홍익·단국·세종·동국대 등 11곳, 부정시험을 통해 편입한 학생은 68명이다. 특히 성균관대 경영학과의 경우 작년 전반기 편입생 27명 가운데 13명이 부정 합격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2일 돈을 받고 부정시험을 주도한 혐의로 주모(30)씨와 유학생 출신 황모(31·연세대 졸)씨, 박모(27·서울대 졸)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편입학한 응시생 68명 중 일단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주씨는 토익시험 상위 1% 안에 드는 황씨와 박씨가 시험장에서 무전기로 불러준 답을 역시 무전기로 응시생에게 알려주는 방법으로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270여 차례 부정시험을 주도한 혐의다. 이들은 응시생들로부터 100만~1500만원을 받아 모두 4억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밝혀진 부정 입학자 68명 중 현재 대학 재학생은 50여명, 나머지는 졸업생들”이라며 “수사 진행 상황으로 볼 때 부정 편입생 규모는 83~1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학들은 “학칙과 규정에 따라 합격을 취소하겠다”고 밝혀 서울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편입생들의 대규모 제적 사태는 물론 졸업생들의 학적 말소 사태가 일어날 전망이다.
대학 편입학시험은 대부분 이전 대학 성적과 영어시험으로만 이뤄지며, 시험 감독 관리가 입학시험에 비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