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번 가자지구 휴전 협정은 지난해 11월 역사적인 승리의 결과 덕분이다. 우리는 백악관에 가지 않고도 많은 것을 이뤘다.”
| (사진=로이터)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전쟁 휴전에 합의하자 이처럼 자평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20일 자신의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가자전쟁 휴전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자신의 ‘공’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기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합의는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96시간에 걸친 치열한 협상 끝에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합류하면서 합의 도달에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찌감치 유대인 부동산 사업가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해 가자전쟁 조기 해결에 속도를 냈으며, 기자회견 등에서 “오는 20일 취임식 전까지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중동에서 지옥이 펼쳐질 것(All Hell Will Out)”이라며 거친 표현을 동원해 하마스를 압박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가자전쟁 조기 해결에 서두른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번 합의를 통해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초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골치 아픈 국제적 갈등 중 하나를 제거했다”면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시절 ‘거래의 달인’으로 통했던 트럼프가 자랑할 만한 취임 전 성과를 확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합의 자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제안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NYT는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적극적인 개입, 트럼프 당선인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관계 개선 등이 작용해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