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경영권 분쟁과 함께 각자도생에 돌입한 영풍과 고려아연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로 다른 인재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사업과 주가 관리에 힘을 쏟는 고려아연은 재무와 IR(Investor Relations) 관련 인력을 영입하고 있으며, 영풍은 무역과 제련소 경쟁력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근 1년 사이에 재경본부에 3명의 인재를 영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윤식 IR담당을, 하반기에는 이승호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올해 재무부서 임원을 추가로 한 명 더 확보했다.
|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영풍·고려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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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재무 인력 확충은 해외사업과 주가 관리를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4월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에 총 7억5300만 호주달러(약 67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해외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 같은 인재영입 행보에 대해 “해외투자 및 주주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도 지난해부터 주요 보직에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해 눈길을 끈다. 영풍은 관리총괄에 SM스틸 대표이사 출신인 김기호 부사장을 영입했으며, 석포제련소 부소장 자리에는 현대엘리베이터 CTO 출신의 장우석 부사장을 선임했다. 영풍의 핵심 사업소인 석포제련소는 그동안 환경오염과 안전사고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영풍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폐수 재이용 시설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풍은 동시에 글로벌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담당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은 영풍이 고려아연과 함께 서린상사 인적분할을 논의하던 시점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해외 영업 부문 강화를 위한 영입”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데 따라 공동 사업 관계를 모두 끊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4월 공동으로 진행하던 원료 구매 및 영업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황산취급 대행 계약도 끝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