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떨어져 얼음으로 덮인 영역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남극 빙하의 붕괴는 빙하기가 끝나고 온도가 오르는 간빙기에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연구들에서도 간빙기 때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들이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굵기 1mm 이상의 입자들이 남극바다 퇴적물에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는 호주국립대, 충남대 연구팀과 2003년 남극 스코시아해에서 빙하 기원으로 보이는 퇴적물을 분석해 2만 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발생 시기로 지목했다. 빙하기에도 빙하가 붕괴해 바다로 퇴적물이 공급됐다는 것이다.
|
대자율은 물질이 자성을 띠는 정도이며, 육상에서 온 퇴적물에서 높게 나타난다. 빙하 퇴적물도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데, 스코시아해에서 끌어올린 퇴적물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가 품고 있던 퇴적물이 바다까지 오기 위해서는 빙하가 쪼개지거나 녹아 없어져야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역추적해 빙하기에도 빙하가 부서졌음을 알아냈다.
김성한 극지연 선임연구원은 “과거 기록에서 찾아낸 빙하의 움직임과 붕괴 현상 등은 기후변화 모델링의 기초자료이며, 미래기후의 정확한 예측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