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거장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 12년 만에 내한

혁신적 테크놀로지·창의적 스토리텔링
자전적 이야기 담은 작품…배우로 무대에
29일부터 6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 등록 2019-05-03 오후 3:18:20

    수정 2019-05-03 오후 3:18:20

연극 ‘887’의 한 장면(사진=Erick Labbe, LG아트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캐나다 출신의 거장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가 신작 연극 ‘887’(5월 29일~6월 2일 LG아트센터)로 12년 만에 내한한다.

르빠주는 태양의서커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함께 작업한 연출가로 혁신적인 테크놀로지와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현대 연극의 경계를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의 저편’ ‘안데르센 프로젝트’ ‘바늘과 아편’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이번 공연에서 르빠주는 연출가는 물론 배우로도 무대에 오른다. ‘887’은 르빠주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캐나다 퀘벡 시티 머레이가 887번지에 있는 작은 아파트 건물을 무대로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이다.

르빠주는 우리 뇌에서 작동하는 기억의 메커니즘, 기억에 저장된 정보의 완전성에 대한 의문, 그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된 정체성, 망각과 무의식, 개인과 집단의 기억, 기억을 매개로 이뤄지는 예술인 ‘연극’의 기원 등 기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자신의 옛 시절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무대 위에 펼쳐보인다.

탁월한 스토리텔러답게 풍부한 위트와 유머 감각을 한껏 발휘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점점 잊혀가는 것과 여전히 밝게 빛나는 것들을 대비시키며 기억의 원리와 본질에 대해 깨닫게 만든다. 무대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며 현재의 집, 어린 시절의 아파트 등 여러 가지 공간으로 변신하는 세트, 기억에서 재현한 듯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모형, 낡은 상자 속에 묵혀 있던 옛날 사진과 신문의 이미지들이 생동감과 친밀감을 선사한다.

배우 출신인 르빠주를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공연 관계자는 “르빠주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887’은 우리로 하여금 ‘살아 있는 기억의 예술’로서 연극의 가치를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연극을 통해서 삶의 의미 있는 순간들을 영원히 기억하도록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티켓 가격 4만~8만원. 예매 및 문의는 LG아트센터 전화 또는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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