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른 국가 고통에 무관심해선 안돼"

바티칸교황청 내사원장인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
교황청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ACN) 총재 자격 방한
난민 전락한 시리아·레바논 등에 도움 호소
  • 등록 2015-11-04 오후 4:15:10

    수정 2015-11-04 오후 5:28:17

바티칸교황청의 내사원장인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이 교황청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ACN) 총재 자격으로 방한해 4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교황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사회 원조에 대해 도움을 청했다(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한국교회가 고통받는 다른 나라의 고통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바티칸교황청의 내사원장인 마우로 피아첸차(71) 추기경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는 시리아와 레바논 신자들에 대한 도움을 호소했다. 교황청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이하 ACN) 총재 자격으로 방한한 피아첸차 추기경은 4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가톨릭교회는 18세기부터 소수의 자발적인 평신도 신자로 시작해 수많은 순교자의 피로 급격한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고통받는 다른 교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물적·인적 재원을 충분히 갖춘 교회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 등에 의해 종교탄압이 자행되는 상황을 상기한 후 “종교의 자유는 모든 자유의 열쇠와 같다”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지역의 교회를 돕는 것은 결국 인류 전체의 자유를 증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출신 베렌프리트 판 슈트라텐 신부가 설립한 ACN은 2차대전 이후 누구도 돌보려 하지 않던 독일 난민에게 음식과 이불, 옷 등을 기부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매년 140여개국에서 5400여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박해받는 가톨릭신자와 지역교회를 위한 원조 및 구호 활동하고 있다.

올해 7월 설립한 ACN 한국지부는 우선 ‘위기에 처한 시리아의 그리스도인’을 첫 프로젝트로 잡고 이에 대한 다양한 운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피아첸차 추기경은 “아시아에서 ACN 지부는 한국에 처음 생겼다”며 “한국전쟁 이후 ACN의 원조가 한국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 만큼 이젠 ACN 한국지부가 가난과 고난, 박해로 고통받는 다른 나라 신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리아의 홈스대교구장인 장-아브도 아르바흐 대주교도 참석해 시리아 내전기간 동안 일어났던 반군의 종교탄압에 대해 말했다.

한편 피아첸차 추기경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을 역임한 바티칸의 고위성직자다. 2013년 교황선거 당시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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