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외국 기업 떠나 텅빈 사무실 中기업이 채운다

팬데믹 기간 제로코로나 등으로 사무실 공실률 급등
임대료도 6% 이상↓…낮아진 가격에 中기업들 '기웃'
바이트댄스·CNPC 등 스위스 기업서 홍콩 사무소 인수
  • 등록 2023-05-30 오후 2:52:01

    수정 2023-05-30 오후 7:30: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홍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워진 외국 기업들의 사무실 공간을 중국 기업들이 채워나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상업 중심지인 센트럴 지역. (사진=AFP)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최근 스위스 줄리어스베어 은행으로부터 1만 6000평방피트(약 450평) 규모의 홍콩 사무실을 인수하기로 했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계열사도 스위스 IWG 산하 공유오피스 업체 리저스가 사용했던 1만 4000평방피트(약 400평) 규모의 사무실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중국 최대 은행 중 한 곳인 중국공상은행(ICBC)이 홍콩에서 새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아예 사무실 건물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떠나면서 비워진 사무실을 중국 기업들이 대신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홍콩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급등했다. 중국 본토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국가보안법 및 제로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싱가포르로 본사 또는 사무소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19년 3~4% 수준에 머물렀던 홍콩 오피스 공실률이 최근 약 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인 부동산 가격(임대료 포함)과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 등도 공실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 운송업체 페덱스는 홍콩 사무소는 유지하되,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고, 일본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 프랑스 BNP파리바은행 등은 상업 중심지에 위치했던 홍콩 사무소를 임대료가 싼 외곽 지역으로 옮겼다. 스위스 대형은행 UBS 역시 중심지에 있는 홍콩 사무소를 2026년 외곽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높아진 공실률은 임대료를 끌어내렸고, 이는 중국 본토 기업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요 상업지구 중심의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2019년 4월 평방피트당 165홍콩달러에서 2023년 3월 평방피당 105홍콩달러로 6% 이상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중국 본토 기업의 홍콩 내 임차 건수는 약 29%를 차지, 2021년 23%, 2022년 21% 대비 확대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로산나 탕 홍콩 책임자는 “홍콩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중국 본토 기업들에는 매력적이다”라며 “본토의 금융, 은행, 보험회사들이 (주로) 홍콩에서 새 사무실을 마련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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