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문제 없다"는데…유럽 13개국 AZ백신 접종 중단

AZ 맞은 노르웨이 의료진 3명 중태 빠지자
아일랜드·네덜란드도 "예방 차원서 중단"
WHO "백신 사용 중단할 이유 없어"
  • 등록 2021-03-15 오후 2:29:10

    수정 2021-03-15 오후 9:34:50

유럽에서 혈액 응고 증상이 보고된 데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아일랜드에 이어 네덜란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 접종 후 ‘혈액 응고’ 부작용을 고려해 내린 예방 조치라는 해당 국가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일부 또는 전체에 접종을 보류한 유럽 국가가 13개국으로 늘었다.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자사 백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적어도 이달 29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노르웨이에서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이 보고된 데 따른 예방 조치라고 설명이다. 이로 인해 백신 접종 예약 4만3000건이 취소됐다.

같은 이유로 아일랜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유예하기로 했다. 스티븐 도널리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이것은 예방 조치다”라며 “국가면역자문위원회가 다시 회의를 하고 그 이후 새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에서 접종한 백신의 20%에 해당하는 11만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스티븐 도널리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예방적 조치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적었다(사진=트위터)
전날 노르웨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의료진 3명이 중태에 빠졌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이들이 출혈과 혈전, 혈소판 감소 등 특이한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부작용이 나타난 이들은 모두 50세 미만으로 기존에 이상반응을 보인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젊다. 다만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이 혈전 등 증상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한 여성이 열흘 후 ‘심각한 혈액 응고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이탈리아에서도 접종을 마친 남성이 심부정맥혈전증(DVT)으로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아일랜드 5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혈액 응고 등 증상을 보인 백신과 제조단위가 같은 일부에 한해 접종을 중단한 나라까지 더하면 13개국이다. 루마니아에서는 제조번호 ‘ABV2856’ 백신 4200회분을 일시 중단했으며 오스트리아는 ‘ABV5300’ 백신 접종을 보류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는 백신이 혈전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백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자사 백신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U와 영국에서 약 1700만명이 자사 백신을 접종했지만 혈전 위험성 증가에 대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현재까지 심부정맥혈전증(DVT) 15건과 폐색전증 22건이 보고됐는데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빈도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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