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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요즘 교육계는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의 부작용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자사고가 없어지면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가 강남으로 몰리고 ‘강남 8학군’ 부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러한 부작용은 부동산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남 집값이 들썩이면 정부의 집값안정화 정책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종로학원하늘교육과 부동산114가 손잡고 교육·부동산 빅데이터 구축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부동산114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교육·부동산 빅데이터 정보를 상호 교류하고 신규 서비스 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며 “민간영역에서 교육정보와 부동산정보를 연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양 측의 협약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는 이미 ‘학세권’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진지 오래지만 구체적 데이터로 이를 입증한 사례는 드물다. 학세권이란 학교·학원 등 교육시설이 밀집돼 있는 주거지역을 뜻하며 역세권만큼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자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서울에 자사고가 본격 개교한 시기는 2010년~2011년 사이다. 강남 8학군 순유입인구는 2009년 7690명까지 치솟았지만 2010년 자사고가 운영된 뒤부터 4784명(2010년), 3609명(2011년), 3313명(2012년)으로 감소했다. 서울 전 지역에서 자사고가 문을 연 게 오히려 강남 쏠림을 막는 분산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가능한 것. 이 때문에 자사고가 없어지면 분산효과가 사라져 강남 8학군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진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종로학원의 제의에 따라 이뤄졌다. 부동산 114 역시 회원들에게 교육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임 대표는 “회원들 중 자녀를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지, 옮긴다면 현재 소득수준에 맞는 지역은 어디인지 등을 문의해오는 회원이 많아 부동산114와 협력을 모색하게 됐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사교육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는데 교육·부동산 연계 서비스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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