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올해 자산 5조원~10조원인 준(準) 대기업집단으로 편입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총 148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보유하면서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에 가장 많은 고리를 갖고 있던 롯데(67개)에 비래 2배 가량 많은 수로 전체 그룹의 60%가량의 고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상당 부분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강한 압박을 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등도 순환출자고리 해소가 없어 공정위는 “우려스럽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17년 지정된 57개 공시대상기업 집단(자산 5조이상, 소속회사 1980개)의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전체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245개로 지난해 보다 151개가 늘었다. 이는 올해 준 대기업집단으로 편입한 SM그룹이 148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보여한 탓이다.
순환출자는 계열사의 지분이 ‘A→B→C→A’로 원을 그리면서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법이다. 현행법은 신규 순환출자와 상호출자(A→B→A)를 모두 금지하고 있지만,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소유구조를 통해 그룹을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터라 경쟁당국에서는 이를 해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SM그룹을 꼭 찝어 기존 순환출자가 해소돼야 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공정위는“SM의 경우 준 대기업집단으로 편성되면서 공시를 통해 소유지배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됐다”면서 “시장 감시와 자발적 노력을 통해 순환출자가 상당부분 해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나 SM은 총수일가 사익편취대상(일감몰아주기) 계열회사도 13곳이나 돼 공정위의 감시가 강화될 전망이다. 6촌이내 총수일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경남티앤디(46.3%), 델라노체(100%), 라도(100%), 삼라(61.0%), 신광(36.4%), 에이본(100%), 한울코퍼레이션(50.0%), 경남모직컬렉션(33.0%), 삼라산업개발(47.0%), 신화디앤디(100.0%), 에스엠생명과학(97.7%), 태초이앤씨(100.0%), 삼라마이더스(100.0%) 등으로 모두 비상장사다.
지난 1년간 기존 순환출자를 보유했던 8개 집단의 순환출자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삼성(7개) 현대자동차(005380)(4개) 롯데(67개) 현대백화점(069960)(3개)도 순환출자고리가 지난해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폭 해소했지만, 12개의 신규 순환출자와 6개의 상호출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중 7개를 지난 9월 해결했으며 나머지 11개를 내년 4월까지 해소해야만 한다.
육성권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지난 2013년 8월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가 도입되고 순환출자가 바람직하지 못한 출자구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법적으로 해소 의무가 없는 기존 순환출자도 자발적으로 해소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단절돼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용어설명: 순환출자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공정거래법은 기존 순환출자와 달리 신규 순환출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합병으로 순환출자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강화되는 경우 6개월 안에 해결하도록 처분 유예 기간을 두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기존 순환출자고리는 2년 내에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