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달‘..조선업계, 세계 각지서 수주 낭보 전할까

러시아, 이란, 브라질, 유럽 등지에서 선박 발주 잇달아
현대重·삼성重, 연간 수주목표 70%대 달성 관측
조선업황 회복까지는 1년여 더 버텨야
  • 등록 2016-12-05 오후 1:35:13

    수정 2016-12-05 오후 1:35:13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꽁꽁 얼어붙은 조선업계에 연말연초 잇단 수주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이란, 브라질, 유럽 등지 선주들이 발주한 선박 수주전에서 우리 대형 조선업체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말을 앞두고 조선업황이 살아나는 것이기보다는 미리 계획된 일정에 따라 발주한 것들이어서 또다시 수주 전망이 어두워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은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아프라막스급(11만DWT) 유조선 건조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브콤플로트는 2억달러(2340억원) 규모의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4척 발주를 앞두고 있다.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이 선박을 건조할 회사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과 공동으로 브라질, 유럽 등지에서 유조선 10척 건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동 수주에 뛰어들고 선박 건조는 중소 조선소에 맡기는 방식으로 추진된 양사 협력 방안이다. 성동조선이 선체 하부를 건조하고 나머지는 삼성중공업이 맡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2개월 내 당장 수주를 앞둔 것은 아니지만 내년초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에서 수주 소식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란 국영선사인 이리슬로부터 1만44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5만DWT급 중형 유조선 6척 등 10척의 선박 계약을 앞두고 있다. 사업 규모는 6억 5000만달러(7620억원)로 회사 측은 이달 내 선박건조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말 막바지 수주전에서 최대한 실적을 끌어올릴 경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목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달성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월말 기준 현대중공업(비조선 포함)은 61억달러 규모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94억9500만달러의 65.0%까지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수주액이 8억달러로 연간수주 목표 53억달러의 15.0%에 그치고 있지만 막바지 수주를 통해 33억달러+α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은 뚜렷한 수주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존 뛰어든 수주전에서는 선주 측이 막판 결정에서 악화된 재무상태를 문제 삼으며 고개를 가로젓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 주식 발행한도 확대·감자 진행 등으로 채권단으로부터 2조 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지원받게 돼 향후 재무상태가 발목을 잡는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은 40%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조선을 제외한 연말연초 수주 전망에도 불구하고 조선업황은 내년에도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최근 ‘신조선 시장 장기 수요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조선업황은 내년까지 이어진 후 2018년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사가 진행하는 선박 건조 계약협상도 바닥을 친 신조선가나 되살아나는 업황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선주 측이 이미 계획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실적에 있어서는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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