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최근 치솟고 있는 기름값과 관련, "주유소 행태 등이 묘하다"는 표현을 썼다.
이 대통령은 또 "여러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름값의 경우 유가와 환율간 변동관계를 면밀히 살펴 적정한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장관 등은 주유소와 정유사를 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직접 기름값에 대해 언급하자 정유업계는 가격인하 압박으로 해석하며 고민에 빠졌다.
국내 석유제품의 소매가격은 지난해 10월 첫째주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초고유가였던 2008년 9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중이다.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83.9원으로 190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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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도 이달 중 정유사-주유소간의 수직계열화된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불공정 관행을 조사키로 했다.
◇ 정유업계 "고민해 보겠지만.."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정유업계는 "가격을 내리라"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존중한다"며 "실질적인 대책이나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에너지(096770),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의 정유사업 부문 누적 매출액은 63조3800여억원, 영업이익은 96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1% 가량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낮은 수치다.
주유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주유소의 경우 월매출에서 유통비, 인건비, 임대료, 공공요금, 카드 수수료 등을 빼면 실제 이익은 월 200만원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고유가가 경제에 부담이 되는 만큼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일시적으로나마 인하하는 등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한편 기름값이 높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유사들은 지난주 세전 공급가격을 휘발유는 전주대비 ℓ당 15.9원, 경유는 22.2원 내렸다.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내린 것은 4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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