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 쿠키 계속 유지할 것"…광고 업계는 '환호'

쿠키 제거 대신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선택 옵션 확대
구글 "광고 업계 영향 고려한 결정" 설명했지만
수익 악화 우려도 영향…"광고는 구글의 최대 수입원"
업계 "환영" vs "근시안적"…개인정보 보호 논란 지속
  • 등록 2024-07-23 오후 4:16:38

    수정 2024-07-23 오후 4:16:38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광고주들에게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드파티 쿠키를 유지하기로 했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행인들이 구글 로고를 지나쳐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크롬 브라우저에서 쿠키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취소하는 대신, 사용자가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선택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크롬에서 쿠키를 제거하는 것이 게시자, 광고주 및 디지털 광고 사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롬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브라우저다. 쿠키는 광고주들이 사용자들의 소비 성향을 추적하고 광고 캠페인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원치 않는 감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고가 구글의 최대 수입원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광고주들은 크롬에서 쿠키가 사라지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위한 정보 수집 능력이 제한되고, 정보 수집을 구글의 사용자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구글 개인정보 보호 샌드박스의 앤서니 차베즈 부사장은 블로그에 “우리는 사용자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보다 발전된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면서 “서드파티(제3자) 쿠키를 폐기하는 대신 사용자들이 자신의 인터넷 서핑 정보를 바탕으로 쿠키 허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이마케터의 에블린 미첼 울프 애널리스트는 “광고 업계는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를 갑자기 중단할 준비를 더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환영했다.

반면 디지털 권리 단체인 전자 프론티어 재단(EFF)의 엔지니어인 레나 코헨은 “쿠키는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며 (노인, 어린이 등) 취약한 그룹에 대한 공격적인 광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고 기술회사 검검의 아담 쉔켈 수석 부사장도 “규제 당국은 물론 소비자,브랜드들도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구글의 결정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매우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이날 구글의 새로운 접근 방식과 관련해 다음 달까지 업계 및 소비자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MA는 구글과 수년간 서드파티 쿠키의 단계적 폐지 계획에 대해 논의해 왔다. CMA는 구글의 쿠키 제거 시도 및 이에 따른 변화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이번 결정은 개인정보 강화 정책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2019년부터 쿠키를 대체할 광고주 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 샌드박스 계획을 추진해왔다. 샌드박스를 사용하면 웹상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 회사는 개발자들에게 해당 도구를 계속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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