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장 "올 5% 성장률 충분…고속성장은 이제 어려워"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 경제 회복 자신감
"中경제 규모 커 과거처럼 8~10% 고속성장 유지 못해"
"물가 바닥 치고 상승할것…부동산 시장은 조정중"
  • 등록 2023-11-29 오후 3:20:00

    수정 2023-11-29 오후 3:2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올해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인 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8~10%대 성장을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 (사진=AFP)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판 행장은 전날 홍콩 금융관리국-국제결제은행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 경제는 계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올해 연 5%의 경제 성장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중국은 올 1분기 4.5%, 2분기 6.3%, 3분기 4.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4분기 성장률이 4.4% 이상만 되면 목표치인 5%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

판 행장은 “인민은행은 올 들어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대출우대금리(LPR·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해왔고, 차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은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해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고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판 행장은 “중국의 GDP는 120조위안(약 2경1745조원)을 넘어선 거대한 경제”라며 “예전처럼 연 8~10%의 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판 행장은 또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CPI는 바닥을 치고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식품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에 대해선 “새로운 균형을 찾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조정은 장기적으로 경제에도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인프라와 부동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단기적으로는 더 높은 성장률을 거둘 수 있겠지만, 구조적 모순이 심화하고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판 행장의 자신감과 달리 중국의 부동산 침체는 중국 금융권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 금융권 불량 대출이 치솟고 있으며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이 9월 기준 1.73%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익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 은행들은 대출 부문 직원을 감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홍콩증시에서 거래 중인 중국 4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3배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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