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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7일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1주년 전후로 네덜란드와 일본의 수출 제한을 반영한 추가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중국은 네덜란드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뿐 아니라 일본 니콘과 캐논의 범용 노광 장비 수입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노광 장비 시장은 ASML이 85%를, 니콘·캐논이 나머지 15% 안팎을 차지한다.
중국이 네덜란드와 일본의 노광 장비를 구하지 못하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장비만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노광 기술은 90나노 수준에 그친다. ‘중국의 ASML’을 노리는 국영 장비업체 상하이마이크로전자(SMEE)가 올 연말 28나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노광 장비를 출시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여전히 10나노 이하 미세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DUV 장비로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상업 제품 양산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중신궈지(SMIC)는 DUV를 반복 사용하는 ‘멀티 패터닝’ 기술로 화웨이 메이트60에 탑재된 7나노 칩을 양산한 것으로 보인다. DUV로 7나노 공정을 구현하면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하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 불량률이 치솟는다. 과거 TSMC도 DUV만으로 미세 공정 구축을 시도했다가 포기한 이유다.
중국이 화웨이 메이트60 시리즈를 두고 ‘미국의 기술 봉쇄 실패’라고 선전하는 것과 달리 미·중 기술전쟁의 이정표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의 컨설팅업체 올브라이트스톤브리지그룹 기술정책책임자 폴 트리올로는 “미세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국의 로드맵이 부족하기 때문에 화웨이 메이트60 출시가 얼마나 획기적인 사건이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중국 부문 책임자 윤선도 “미국의 봉쇄 전략이 실패했다는 중국의 주장은 국내 여론을 모으는 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화웨이 한 건만으로는 미국의 실패를 입증하기는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