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장기금리 역전…위안화 강세 끝나나

미 10년물 금리, 중국 10년물에 근접…장중 한 때 역전
미 '긴축' Vs 중 '완화'…엇갈린 통화정책 영향
위안화 가치 소폭 떨어졌지만 "아직은 안정적"
"무역흑자가 금리 축소 상쇄"…경기 악화시엔 '글쎄'
  • 등록 2022-04-22 오후 4:33:01

    수정 2022-04-22 오후 4:31:34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12년 만에 따라잡았다. 양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과 완화로 엇갈린 것이 이유로 꼽힌다. 그럼에도 중국은 무역흑자를 이어가는 등 위안화 가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CNBC는 21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에이콘 자료를 인용, 전날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857%를 기록해 2.873%인 중국 국채 10년물보다 소폭 낮은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초에는 장중 한때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상회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양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을 예고한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침체 우려로 완화적 통화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장기금리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 들어 크게 상승했다. 연초 1.62%대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개월 만에 120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해 이날 현재 2.8%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반면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금리를 오는 25일부터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또 4월 중순까지 6000억위안(약 116조원)의 이익을 정부 재정을 이전했는데 이 또한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중국증권망은 해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채 10년물은 연초 수준인 2.8%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미중 간 금리 차가 역전되면 이론적으로는 중국에 있는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게 된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아직까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위안화가 소폭 약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내내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는 이날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6.4765위안을 기록, 연초 달러당 6.3200위안 대비 가치가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및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중국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미중 간 금리가 좁혀져도 위안화가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향후 흑자가 둔화될 것이 예상되면서 위안화 절하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역전에도 위안화 표시 자산을 들고 있던 투자자들이 중국 수출 경기 악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무역흑자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3월 무역 흑자로 473억8000만달러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1~2월 평균 흑자 578억 7500만달러와 비교해 100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경기부양책에도 중국 경기 둔화 △미중 패권전쟁 지속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면서, 현재 유지되고 있는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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